2009년 7월 11일 토요일

2009-07-11 단상 <사랑 밖에 난 몰라- 노무현 대통령을 추억함>

결혼 전에 나는 심수봉 누님의 이 노래를 느낌을 제대로 살려 부를 수 있는 여자라면 결혼 해도 후회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참고로 내 아내는 이 노래를 잘 부른다.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몇 안 되는 정치인중 하나인 강금실 전 장관의 애창곡도 이 노래라고 한다.

얼마 전에 월급이 많이 올랐다. 이 힘든 시기에 이래도 되나? 라고 피고용인이 느낄 정도로.
그런데 문제는, 정말 놀랍게도 그 후 내가 별로 더 행복하지 않다는 점이다.
오른 것과 비례해서 더 묵직해진 책임감과 조직의 요구 사항이 원인 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내겐 무척 신기하게 느껴지는 일이었다.
그래서 최근 두 서너 달을 나는 행복이라는 주제에 묻혀 살았다.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가, 무엇이 인간의 삶을 정서적으로 풍족하게 하는가.
책이나 명상 등을 통해 느낀 점은, 왜 인간이 불안하고 불행한가에 대한 답은 비교적 공통적으로 정의가 되는데 how에 대해서는 너무나 다양하고 내게 적용하면 뚜렷이 와 닿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을 걷고 있었다. 조계사는 나의 중요한 아침 산책 코스이다. 80년대 명동 성당의 바통을 이어받아 새롭게 민주주의의 메카로 떠오르는 그 곳에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작은 전시물들이 있었다.
그 중 한 만화를 보다가 나는 울컥.
서거 후 한 달이 넘도록 그토록 참아왔던 눈물을 흘리고 또 흘렸다.
그리고 내게 무언가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내가 찾던 답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깨달음.
사람을 느끼고 이해하고 가슴 따뜻했고, 그랬기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야만 했던 사람.
그래서 떠나도 늘 생각나고 그립게 하는 사람.
그리고 지금 이 암담한 신자유주의 현실 속에서 비틀거리는 나는 그가 남긴 향기로 서서히 깨어날 힘을 얻고 있슴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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