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8일 일요일

서평; 경제학 콘서트2 (the logic of life) by Tim Harford.

서평; 경제학 콘서트2 (the logic of life) by Tim Harford.

아내가 어제 동창회에서 친구들과 만나고 오느라 늦은 게 미안했던지, 오늘은 모처럼 일요일 내내 자유 시간을 주었다. 그래 나는 심하게 애처가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고, 동네 북카페를 향했다.
가는 길에 군것질 하듯 김밥 전문점에서 우동을 시켜 말끔히 비우고는 카페에 도착해 모처럼 가져보는 망중한의 여유에 푹 빠져보았다.
이 책은 후반부를 읽지 못하고 그만 둔지 두어 달 되어가는 책이다.
그래서 서가에 꽂혀있는 걸 볼 때마다 늘 죄책감 비슷한 부담을 갖곤 했는데, 그 묵은 감정을 해소 할 수 있어서 일단은 후련하다. 독서를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쩝.
이 책은 저자의 전작인 경제학 콘서트1 (원제the undercover economist;잠복중인 경제학자?)가 워낙 흥미진진하고 신선했기에 읽자마자 득달 같이 달려가서 샀던 책인데, 그 후에 여러 가지 사연으로 인해 서가에서 먼지를 맞고 있었다.
우선 원래 제목인 the logic of life가 이 책의 주제의식을 잘 설명해준다.
맑스의 자본론을 논하지 않더라도, 경제학은 인간의 행동양식을 효과적으로 설명해주는 도구이다.
내가 효과적이라고 말한 부분에 유의하기 바란다. 나는 정당하다(righteous)라고 표현 안하고 효과적(effective)이라고 표현했다.
삶에 있어서 중요한 판단과 선택을 내려야 할 순간에 경제적인 관점은 중요한 동인(incentive)로 작용한다.
결혼, 학교 혹은 직업의 선택, 투표, 거주지를 고르는 문제까지.
이런 모든 일상의 결정에서 차지하는 숨어있는 경제적인 이유를 합리적 근거를 들어 쉽게 드러내는 게 이 책의 탁월함이다.
가령, 미국의 서민들은 2000년 대선에서 왜 똑똑하고 서민지향적인 알 고어를 떨어뜨리고, 부시를 선택 했는가부터, 왜 도시에는 골드미스라 불리는 소득도 좋고 여러 가지 조건도 뛰어난 여성 싱글 들이 넘쳐나는 여초 현상이 발생하는가 까지.
그러나 이 책이 단순히 그런 재기 넘친 분석에 그치고 말았다면, 이렇게 손가락 아프게 시간 투자하면서 서평을 길게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아담스미스 리카도에 대한 오마쥬와 멜더스에 대한 동정 어린 조소로 마무리되는 멋진 피날레가 기다리고 있다.
인구가 기하 급수적인 것은 맞다. 그러나 식량과 인간에게 필요한 재화는 산술 급수적이지 않았다. 왜냐면, 인간의 지식이 자유경제체제와 결합해서 만든 생산성의 증가 속도는 불어난 인구가 필요로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빨랐기 때문이다.
인류의 지식생산성의 증가를 역사적으로 측정한 바탕으로 내린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전망이다
.
경제학과 학부를 91년에 입학한 첫 해 경제원론을 배울 때, 나는 사람은 빠져있고 수식과 함수만이 가득한 텍스트에 실망해서 대학 4년 내내 소설책만 읽으며 대학 생활을 보냈다.
폴 크루그먼과 팀 하포드를 미리 만났더라면 내 학창생활이 어땠을까.
이런 공상을 해보며 글을 맺는다.
2009-03-08일 정릉 북카페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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