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26일 화요일

(서평) 교양인을 위한 수학강의 (Taming the infinite) – 이언 스튜어트.

(중요 구절)
l  이와 비슷하게 수학은 어떤 수가 아무리 크더라도 더 이상 나뉠 수 없는 수인 소수들로 만들어 진다고 알려준다. 따라서 소수는 정수론의 원자인 셈이다.
l  다차원 기하학은 아주 극적인 분야로, 여기서 수학은 현실과 완전히 손을 놓아버리는 것처럼 보인다. 물리적 공간이 삼차원인 마당에, 사차 또는 그 이상의 차원이 어떤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인가? 설령 수학적으로야 정의될 수 있다 하더라도 무슨 쓸모가 있다는 말인가?
이런 질문에 깃든 한 가지 오류는 수학이라는 학문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관찰되는 현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나타낸다고 기대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수많은 변수들로 기술할 수 있는 대상들, 즉 그러한 대상들의 자유도에 둘러싸여 있다. 가령, 인간 골격의 위치를 나타내는 데는 적어도 100개의 변수가 필요하다.

(서평)
최근 Gmat을 공부하면서 오랜만에 수학을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학이라는 학문자체에 호기심이 생겼다. 수학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수준은 고등학교 때 배운 정석을 크게 넘어서지 않을 정도로 일천해서, 그것 보다는 더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알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도서관에서 수학의 역사를 비교적 상세한 설명으로 정리한 이 책을 발견하고는 집어 들었다. 이언 스튜어트는 영국 워릭 대학의 수학 교수로 수학을 대중적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 내는 것으로 정평이 난 수학자다. 그렇지만 다루는 주제가 수학이다 보니 특히 근 현대 수학부분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개념들은 아무리 쉽게 풀어도 추상성과 생소함이 너무 강해서 몇몇 부분들은 설명을 따라가기 조차 쉽지 않았다. 또한 그 부분들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응용 되는지 설명을 읽어봐도 명쾌하지 않았다. 나의 자연과학 지식이 부족함을 이 책을 읽는 내내 확인했다.
그러나 그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꽤 소득이 있었다.
우선, 수학에는 어떤 분야가 존재하는지 어렴풋하게 나마 윤곽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수에 대한 논리를 다루는 대수, 이 모든 이론과 공리의 기초를 점검하는 해석학, 그리고 직관을 강화시켜주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기하학, 여기서 더 깊이 파생된 위상기하학, 가능성을 수량화 해주는 확률론, 이를 현실 생활에 적용해서 판단의 지표를 제시하는 통계학등 나름 수학에 대한 종류들을 구분해서 생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둘째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편하게 쓰고 있는 여러 공식들이 수학자 하나하나의 치열한 사고와 노력을 거친 결과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리학의 기본이고 심지어 금융에서도 변동성이나 리스크 지표인 델타 값을 구할 때 쓰이는 미분이론도 무한소 이론을 통해 증명된 후에야 제대로 확고한 공식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을 개념적으로 생각해내서 증명까지 해낸 이들의 노고를 생각할 때-보통 어떤 내용을 증명할 때 7년 이상 그 주제만 파고 드는 것은 이 세계에서는 기본이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푸는데 전세계의 수학자들이 걸린 시간도 무려358년 이었다. - 만들어 놓은 것을 이해하고 쓰기만 하면 되는데도 이것조차 게을리 했던 나는 뭔가 라는 반성을 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수학은 무한한 영역에서 어떤 패턴을 찾아 법칙으로 정리하는 성격을 지녔고, 실제 삶의 모습도 너무나 많은 경우와 가지 수를 가진 복잡한 모습에서 어떤 법칙을 찾을 때 비로소 중심을 찾을 수 있다는 유사성을 생각할 때 내게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야만 삶의 중심을 바로잡을 수 있고, 그런 사고를 하는데 좋은 훈련 방법이 수학이라는 것이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정의다. 이런 깨달음과 감동이 헛되지 않게 조금씩이나마 꾸준하게 수학을 공부해서 더 현명해지도록 노력 해야겠다.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합리적인 사람으로 발전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2016년 4월 7일 목요일

(서평) 세상물정의 물리학 – 김범준.

(중요 구절)
l  한국 사회가 이러한 한 줄로 세우고 앞사람에게 몽땅 몰아주기같은 분배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입시 제도를 어떻게 바꿔도 개천에서 날 수도 있을 그 많은 아름다운 용들은 계속해서 개천으로 아니면 하수구로 돌아갈 것이다.
l  사람을 서로 이어주는 대부분의 사회 연결망 구조도 잣대가 없다. 이 말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잣대 없는 연결망에는 친구가 엄청 많은 사람이 있을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 보통 사람보다 돈을 1000배 더 버는 부자가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처럼 친구가 많은 이른바 마당발은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l  그런데 협조자들이 약간의 관대함을 가져 과거에 늘 배신했던 사람들하고도 게임을 하도록 하면 놀라운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경우에는 협조하는 회개자들이 협조자들의 사회에 편입될 여지가 있게 되어서, 시간이 흐르면 하나씩 하나씩 점점 협조자들의 숫자가 늘어나게 된다는 결론이었다.
l  던바Dunbar의 수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 한 종이 사회관계를 유지하는 집단 크기를 뜻한다. 흥미롭게도 이 수는 각 영장류의 뇌 크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간의 던바의 수는 약 150명이다.
l  가장 중요한 포인트. 20~30년간 망하지 않을 회사 주식을 사서 장기보유할 것.
l  관계는 이보다도 더 극단적이어서, 3년의 시간 동안 관계가 친구관계로 바뀐 경우는 단 하나도 없었다. 드물기는 하지만 그래도 친구는 적이 될 수 있지만, 적을 친구로 만들기는 그보다도 훨씬 더 어렵다는 말이다. 세상사에서 유념할 만한 결과가 아닌가. 따라서 애초에 적을 만들지 말기를. 한 번 적이 되면 친구가 되기 어렵다.
(감상평)
순수 과학자들에 대한 일반인의 선입견은 괴짜, 이것을 영어로는 nerd라고도 표현되는데, 약간 사회성이 모자라고 세상물정을 잘 모른다는 이미지인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물리학자가 쓴 책에 세상물정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지 혹은 그들이 과연 세상물정을 얼마나 잘 드러내고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여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이 책에는 e=mc2 같은 물리학 공식은 전혀 없고 통계 물리학으로 인간사의 다양한 부분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수와 법칙을 통해 패턴화한 작업이니만큼 여기서 도출된 결과는 비교적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거기에 숨겨진 통찰이 깊고 많아 읽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왔다.
몇 가지 내가 인상 깊었던 점들을 고르라면, 한국 사회에서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가? 인간관계에 마당발은 존재하는가? 배신자들에 대한 용서가 필요한 것인가?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인간관계의 최대 수는 몇인가? 주식투자에서 돈을 벌 수 있는가? 적과 친구관계는 어떻게 변화하는가? 프로야구 구단의 이동거리를 균등하게 대진표를 짤 수 있는가? 등이다.
내가 읽은 바로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물리 통계학적으로는 있다. 나는 물론 수와 통계가 인간의 통찰을 우선하는 것에는 반대다. 통계라는 것이 얼마든지 질문을 편집하여 조사자의 의도대로 몰고 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사에도 엄연히 법칙이라는 것이 존재하며, 이것을 패턴화에 전문화된 물리학으로 잘 보여줄 수 있다면 충분히 관심을 가져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중층적이고 복잡한 삶을 이해하는 데는 그만큼 다양한 도구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삶을 바라보는 다양하고 유용한 도구나 관점을 제공하는 책은 무척 중요하다. 이 책 역시 강하게 추천한다. 지식과 더불어 재미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