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5일 금요일

(프랑스의 음식) - 프랑스 중부 Blois지방 음식에 대하여, 그리고 식당을 통해 바라본 프랑스 인들의 삶의 여유.

여기 루아르(Loire) 강 계곡 지역이 프랑스의 중심은 아니지만 부르봉 왕조의 중심 역할을 한 역사를 지녀서인지, 음식이 상당히 화려하고 맛있다. 이 지역의 온난한 기후와 루아르 강 주변의 비옥한 토지로 인해 부르봉 왕조는 이 곳에 크고 화려한 성들을 건축했다. 그 중 대표적인 성이 베르사이유 성 다름으로 프랑스에서 유명한 샹보르(Chambord) 성이다.
파리와 같은 도시적인 세련됨과 화려함은 여기에 없다. 그러나 다행히도 파리 같은 중심 도시에는 없는 착하고 저렴한 가격의 물가와 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풍성한 요리가 있다.
모든 식당에서는 당연히 menu라는 것을 판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트 메뉴라는 건데, 보통 5코스에서 7 혹은9 코스까지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시켜먹는 것은 주로 돈 많은 관광객들이고 현지 인들과 실용적인 유럽관광객들은 a la carte를 주문하는데, 그 중 plat만을 주문해 먹는다 (plat는 우리가 알고 있는 메인 요리다.) 해산물과 육류로 구성되어 있는데, 루아르 계곡 지역이 해안과는 거리가 먼 깊숙한 내륙임에도 불구하고 해산물 요리가 상당히 발달해 있는 점이 특이하다. 왕실 요리로 인한 영향인듯 하다. 절대 군주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긴 운송 거리의 생선 요리도 만들어 내야 했을 테니 말이다.
대부분의 plat는 한 접시에 샐러드 그리고 빵,감자 같은 탄수화물(우리로 따지면 밥이 되겠다)이 따라 나와서 plat하나만 시켜도 아주 풍성한 한끼 식사가 된다. 거기에 몸매를 좀 생각한다면 salade라 불리는 샐러드를 시키면 메인 요리 수준의 엄청난 양의 셀러드가 나온다. 여기에 당연히 빵은 서비스로 제공해 줘서 구색을 맞춰준다.
한식은 음식 구분상 습식 요리라고 한다.
밥과 국 혹은 찌게가 따라 오고 여기에 반찬이 곁들여 지는 식이다.
그러나 프랑스 요리는 건식요리여서 메인 요리에 감자나 빵 그리고 샐러드가 딸려 나오는 식의 형태를 띤다.
요리가 주고 감자나 빵이 밥, 샐러드는 반찬 역할을 하며 보조하는 식이다.
주변에 식사하는 사람들을 보니 대부분 Apertif라고 불리는 식전주로 와인이나 맥주를 pitchersize로 시켜서 마신다. 이런 반주가 우리 식사의 국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겐 대부분 mini menu라는 kids set menu가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는데, 그 메뉴를 통해 와인대신 주스를 제공한다.
요리의 수준은 아주 훌륭하다. 대부분이 20유로 이하인데 한국에서 10만원 이상 내고 먹는 프랑스 요리 수준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영업용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짜지도 않고, 기름을 너무 많이 쓰지도 않았다. 아내와 나 모두 한국에서는 위 관련 질환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괜찮아진 것에 신기해 했다. 나트륨 섭취량이 줄어서가 아닌가 생각해 봤다.
처음에 여기 와서 저녁 식사 예약을 했던 것이 생각 난다.
Le Petit Honfleur라는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유명한 식당인데, 6시쯤 전화해 6시 반에 식사 예약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자신들이 식사를 마치는 시간이 7시기 때문에 7 15분부터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미리 가는 게 예의 일 듯 해서 7시쯤 도착을 했는데, 도착해 보니 문이 잠겨 있었고, 직원과 사장이 같이 와인을 곁들여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나중에 들어 보니 모두들 모여 5시부터 2시간 동안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충분히 즐기고 나서 7 15분부터 손님을 받는 다고 했다.
처음에는 이런 서비스 정신의 실종 사태에 다소 어이 없기도 했으나, 한 편으로는 참 인간적인 사회라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어떤 식당을 가도 7시 전에는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름 적응이 되어 그런 불쾌감은 없다. 오히려 식당 종업원 마저 저녁 식사를 누릴 행복과 자유가 있는 사회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생각해 봤다.
-      Blois지방의 음식 가이드:
메인 요리인 plat는 크게 육류와 생선류로 나뉜다.
육류는 닭, , 소고기 요리가 주를 이루고 이상하게 그냥 돼지고기 요리는 잘 안 먹는다. 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햄 요리는 발달했다. 발효와 훈재를 통해 맛과 향이 색다른 다양한 햄이 있다. – 생선은 대구 가자미등 풍부한 식재료를 이용한 찜 형태의 요리가 많다. 소고기 요리도 상당히 괜찮다. 프랑스 소고기의 육질이 상당히 좋았다. 여기에 맛과 향이 뛰어난 프랑스 와인이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제공 되기 때문에 pitcher size(250 – 500ml)의 와인과 같이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500밀리 핏쳐면 대략 5잔 정도 나오는 데 8유러를 넘지 않는다. 얼핏 봐도 국내에선 병당 10만원씩 이상 받았을 와인들이다.
식사용 샐러드 메뉴도 따로 있다. 아주 큰 접시에 취향에 따라 치즈 소고기 생선등이 같이 나와서 충분히 한끼 식사가 된다.
식사에 딸려 나오는 French fries는 정말 예술이다. 프랑스는 식재료 맛 자체가 좋아서 요리가 맛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야채가 신선도가 높고 맛이 좋다. 그 중 감자는 특히 그렇다. 어느 식당이든 French fries의 인심이 후한데 뱃살의 고민만 없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식당이 프랑스 메뉴 옆에 영어로 설명이 곁들여 있어서 생각만큼 주문이 어렵지는 않다.
-      프랑스의 와인, 맥주.
프랑스에 와서 대형 마트에 가면 한국에서 명성이 자자한 와인이 너무도 착한 가격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모에 샹동 와인 1리터가 37유로에 파는 것을 보고는 당장 사서 무리하게 한 병을 비워대다가 주량이 넘어버려 아내와 같이 크게 취해 버렸다. 레드 와인으로 나같은 초보도 들어 봤음직한 메독 오메독 샹떼밀리옹등 주요 유명 와인 산지와 유명 샤또에서 파는 Gran vins등급의 와인들이 20-30유로대에 진열되어있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한다. 나는 여기서 10유로 이내의 명성 있는 와인을 와인 공부한다는 말도 핑계를 붙여 매일 즐기고 있다. 객지 생할의 피로감도 덜수 있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저렴한 와인으로 인해 배가되니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또 재밌는 것은 프랑스 현지 맥주도 상당히 맛있다는 점이다. 1664, Kronenbourg등을 즐겨 마시는데, 이들 맥주는 한 캔에 천원도 안 하는 저렴한 가격에 무척 질이 좋다. 프랑스의 유명한 맥주들 원산지를 보면 독일과 접경한 Alsace주의 도시들이거나 혹은 알사스 내에서도 중심 도시인 Strasbourg에서 생산한 것이다. 알사스 지방은 독일의 프로이센 제국 시절에 뺏겼다가 1차 대전 이후에 도로 찾은 역사를 갖고 있는데다, 접경지라서 독일의 문화적인 영향이 크기에 프랑스에서 이 곳 맥주가 가장 뛰어난 것이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학교에서 배운 마지막 수업이라는 작품에서 느꼈던 서글픈 정서를 떠올리며 그 작품의 무대가 된 Strasbourg에서 만든 프랑스 맥주의 깊은 맛에 빠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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