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만 봐서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담은 단상처럼 느껴진다.
높은 판매 부수를 노린 흔해 빠진 감성팔이류의 책처럼 보이는데, 실상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아주 신랄하게 인간의 심리적 약점을 분석하여 어떻게 하면 뇌의 조작으로부터 벗어나 인생과 행복을 제대로
바라 볼 수 있는가를 제시하는 책이다.
동물과 인간의 뇌를 결정적으로 구분하는 중요한 부분은 바로 전두엽이다. 전두엽은
인간이 침팬지로부터 분화한 시기부터 형성된 전적으로 인간만이 가진 뇌 영역이다. 전두엽은 감정을 담당하기도
하고 또한 상상이라는 부분을 담당한다. 또한 엄청난 양의 경험을 추가로 저장하는 하드 디스크 역할도
하는데, 용량을 절약하기 위해 하는 압축, 재생 과정에서
엄청난 조작이 이루어 진다.
따라서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경험과 지식은 약한 꼬리표만 달고 있다가 재생할 때는 현재에 가지고 있는
비슷한 지식으로 그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같은 사건을 다룬 역사에서 역사가가 살았던 시대
배경이 중요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또한 미래에 대한 상상도 대부분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그걸 시간을 미래로 돌려서 버전만 바꾸는 식의 상상이기
때문에 인간의 경험과 상상은 결국 현재의 관찰에 연결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나는 얼마 전에 전신 사지마비 환자를 다룬 Me before you 라는
소설을 본 적이 있다. 거기서 아주 잘나가는 금융인에 성주의 아들인 주인공이 불의의 사고로 인한 경추
골절로 전신마비 상태가 된다. 그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자살만을 생각하며 살다가 간병인 여성과 만나
잠시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나, 결국 그녀의 애틋한 사랑과 간청을 뒤로하고 안락사를 통해 자신의 죽음에
대한 권리를 행사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인간의 심리적 약점을 보여주는 예다. 이 소설은 사지마비를
상상한 정상인(소설가는 30대의 젊은 여성이다)의 느낌이지 사지마비 환자의 실제 경험담이 아니다. 실제로 사지마비
환자는 비극적 사건을 당하는 순간 엄청난 뇌의 방어기제 (여기서는 행복을 찾는 회복탄력성)가 작동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일상과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행복감을 느낀다. 따라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행복감으로 인해 정상인 못지않은 즐거운 감정을
유지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 표현된 사지마비 환자의 불편함은 사실이나,
그 불편함 때문에 행복을 느낄 수 없고 그런 느낌으로 결국 자살을 한다는 설정은 전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실제로 전신마비 환자인 스티븐 호킹과 낙마로 경추 골절로 사지마비가 된 슈퍼맨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는 아주
행복한 감정을 가지고 여생을 보람을 주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살았다.
그렇다면 인간의 이런 심리적 약점으로 인한 실수를 예방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내가 느낀 몇 가지 해결 책은 다음과 같다.
1.
남의 경험에서 적극적으로 배운다.
가령
내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이민을 갈 계획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 경우 아름다운 자연, 여유로운 삶의 태도, 따뜻한 햇살 이런 이미지만 가지고 판단하지
말고, 실제로 거기에 이민 가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장 단점은 무엇이 있는지를 세밀하게
듣고 보고 해야 한다. 상상보다는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의 느낌이 훨씬 정확하기 때문이다. 남의 경험이야 말로 아주 소중한 보물이다.
2.
미래에 대해 엄청난 낙관도 비관도 하지 말자.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거기에 따른 위험이 실제로 발생해 내가 받을 수 있는 고통을 미리 계산해서 이다. 그러나 그 고통은 현재에 생각하는 것이라는 한계로 인해, 실제로
일어날 감정보다 훨씬 과장 되어있다. 실제로 겪어보면 그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우리에겐 방어기제라는 것이 있다. 실제 일이 잘 안 풀려도, 우리 뇌는 그 상황에 맞게 충분한 행복을 찾아 준다. 무엇인가 해보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해보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3.
우리 뇌가 갖는 한계 중 편집 능력(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을 잘 이해하여 무슨 판단을 내릴 때는 반대의 상황과 의견을 잘 듣는다. 우리 뇌는 항상 내게 유리한 정보만 받아들이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아주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혹여 숨어 있을지 모르는 반대 상황을 잘 고려하고 숙고해야 큰 실수를 막을 수 있다. 투자를 생업으로 하는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process다.
올 해 읽은 책 중에 중요한 insight를 제공한 몇 안 되는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