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0일 월요일

(서평) 경영의 모험business adventure - John Brooks.

워렌 버핏이 빌 게이츠에게 개인적으로 빌려준 추천도서라고 해서 유명해진 이 책은 이미 절판 되었으나 빌 게이츠의 도움으로 다시 복간되어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 번에 번역이 되어 읽을 기회를 얻었다. 좋은 지식을 나누어 주는데 도움을 아끼지 않는 빌 게이츠는 역시 괜찮은 사람이다.
Business nonfiction 이라는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장르를 창조한 이 책의 저자 존 브룩스는 마이클 루이스의 직계 조상이라고 불린다. 나는 저자가 마이클 루이스의 글 솜씨와 말콤 글래드웰의 집요한 통찰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진짜 훌륭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이미 50년 전이나 지난 일들을 다루는 책 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본성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인지 이 책에 서술된 사건의 전개와 거기에 대한 세상의 반응 모습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만큼 오래된 책이나 현재처럼 생동감 있고 배울 것도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의 여러 사례들 중,
에드셀의 운명,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 기업가의 본질은 무엇인가?, 파운드화 구출 작전, 이 네 가지 episode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기업가의 본질이 순수한 이윤 추구가 아니라 뛰어난 사람들을 모아서 그들에게 훌륭한 일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그 과실을 사회와 나눈다는 메시지를 담은 제록스…, 기업가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 두 이야기에 특히 깊은 감동을 느꼈다.
50년 전에 이미 이런 의식을 갖춘 기업가들이 비즈니스 세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 미국을 위대한 기업가의 나라로 만든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 하나 하나를 유심히 보느라 숲의 모습을 놓치고 살다가 성공과 행복도 모두 얻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내 인생에 범하지 않을까 나는 항상 두렵다.
이 책을 통해 과거를 살아간 선배들의 훌륭한 생각과 혹은 그들이 저지른 잘못된 실수들을 통해 배우고 스스로를 경계해 고쳐 나간다면 그런 어리석음과 두려움을 다 같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주는 좋은 책이다. 강하게 추천한다.

2015년 4월 5일 일요일

(서평)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Stumbling on happiness – 대니얼 길버트.

책 제목만 봐서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담은 단상처럼 느껴진다.
높은 판매 부수를 노린 흔해 빠진 감성팔이류의 책처럼 보이는데, 실상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아주 신랄하게 인간의 심리적 약점을 분석하여 어떻게 하면 뇌의 조작으로부터 벗어나 인생과 행복을 제대로 바라 볼 수 있는가를 제시하는 책이다.
동물과 인간의 뇌를 결정적으로 구분하는 중요한 부분은 바로 전두엽이다. 전두엽은 인간이 침팬지로부터 분화한 시기부터 형성된 전적으로 인간만이 가진 뇌 영역이다. 전두엽은 감정을 담당하기도 하고 또한 상상이라는 부분을 담당한다. 또한 엄청난 양의 경험을 추가로 저장하는 하드 디스크 역할도 하는데, 용량을 절약하기 위해 하는 압축, 재생 과정에서 엄청난 조작이 이루어 진다.
따라서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경험과 지식은 약한 꼬리표만 달고 있다가 재생할 때는 현재에 가지고 있는 비슷한 지식으로 그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같은 사건을 다룬 역사에서 역사가가 살았던 시대 배경이 중요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또한 미래에 대한 상상도 대부분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그걸 시간을 미래로 돌려서 버전만 바꾸는 식의 상상이기 때문에 인간의 경험과 상상은 결국 현재의 관찰에 연결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나는 얼마 전에 전신 사지마비 환자를 다룬 Me before you 라는 소설을 본 적이 있다. 거기서 아주 잘나가는 금융인에 성주의 아들인 주인공이 불의의 사고로 인한 경추 골절로 전신마비 상태가 된다. 그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자살만을 생각하며 살다가 간병인 여성과 만나 잠시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나, 결국 그녀의 애틋한 사랑과 간청을 뒤로하고 안락사를 통해 자신의 죽음에 대한 권리를 행사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인간의 심리적 약점을 보여주는 예다. 이 소설은 사지마비를 상상한 정상인(소설가는 30대의 젊은 여성이다)의 느낌이지 사지마비 환자의 실제 경험담이 아니다. 실제로 사지마비 환자는 비극적 사건을 당하는 순간 엄청난 뇌의 방어기제 (여기서는 행복을 찾는 회복탄력성)가 작동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일상과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행복감을 느낀다. 따라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행복감으로 인해 정상인 못지않은 즐거운 감정을 유지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 표현된 사지마비 환자의 불편함은 사실이나, 그 불편함 때문에 행복을 느낄 수 없고 그런 느낌으로 결국 자살을 한다는 설정은 전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실제로 전신마비 환자인 스티븐 호킹과 낙마로 경추 골절로 사지마비가 된 슈퍼맨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는 아주 행복한 감정을 가지고 여생을 보람을 주는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살았다.
그렇다면 인간의 이런 심리적 약점으로 인한 실수를 예방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내가 느낀 몇 가지 해결 책은 다음과 같다.
1.     남의 경험에서 적극적으로 배운다.
가령 내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이민을 갈 계획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 경우 아름다운 자연, 여유로운 삶의 태도, 따뜻한 햇살 이런 이미지만 가지고 판단하지 말고, 실제로 거기에 이민 가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장 단점은 무엇이 있는지를 세밀하게 듣고 보고 해야 한다. 상상보다는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의 느낌이 훨씬 정확하기 때문이다. 남의 경험이야 말로 아주 소중한 보물이다.
2.     미래에 대해 엄청난 낙관도 비관도 하지 말자.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거기에 따른 위험이 실제로 발생해 내가 받을 수 있는 고통을 미리 계산해서 이다. 그러나 그 고통은 현재에 생각하는 것이라는 한계로 인해, 실제로 일어날 감정보다 훨씬 과장 되어있다. 실제로 겪어보면 그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우리에겐 방어기제라는 것이 있다. 실제 일이 잘 안 풀려도, 우리 뇌는 그 상황에 맞게 충분한 행복을 찾아 준다. 무엇인가 해보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해보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3.     우리 뇌가 갖는 한계 중 편집 능력(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을 잘 이해하여 무슨 판단을 내릴 때는 반대의 상황과 의견을 잘 듣는다. 우리 뇌는 항상 내게 유리한 정보만 받아들이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아주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혹여 숨어 있을지 모르는 반대 상황을 잘 고려하고 숙고해야 큰 실수를 막을 수 있다. 투자를 생업으로 하는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process.

올 해 읽은 책 중에 중요한 insight를 제공한 몇 안 되는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