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평))-플로팅 시티- 수디르 벤카테시
아직 지하경제를 체계적으로 파고 들어서 연구한 학자는 별로 없는데,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면에서 이 분야의 초기 개척자라 할 수 있다.
스티븐 레빗은 경제학적으로 뒷 골목의 세계를 접근 했다면 벤카테시 교수는 사회학적인 관점으로 지하세계를 접근했다. 딱딱한 통계학은 최대한 배제하고 사람과 이야기가 중심이 되도록 구성하여 마치 미국판 인간시대를 보는 듯한 서사적인
재미가 있다.
사회안전등록번호(social security number; 주민등록증
같은 개념)도 없는 불법 이민자나 하층민들인 지하세계 종사자들이(물론
엘리트 매춘부 집단을 빼고) 어떻게 network을 이루며
하루하루 전쟁과도 같은 삶을 이어가는지 이 책을 보면 아주 상세히 나와있다. 생명의 강인함과 그들의
매일 매일의 사투가 눈물 겹다.
그림 같은 야경과 뉴욕 현대 미술, 센트럴 파크, 월 스트릿등 영화 속 한장면 같은 세련된 모습이 관광객으로 방문한게 전부인 나에게 비춰진 뉴욕의 겉 모습이라면
내게 보이지 않는 밤과 음습한 뒷 골목의 속살이 이 책에서 주로 다뤄진 뉴욕의 모습이다.
같은 매춘이어도 아이비리그 명문대를 나온 백만장자의 딸들이 용돈을 벌기 위해 하는 초고급 에스코트 서비스로부터
남미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고단한 길거리 매춘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다뤄진다.
같은 마약 거래라도 할램에서 파는 싸구려 크랙부터 백인 상류층의 파티에 쓰이는 가루 코카인에 이르는 스펙트럼이
있다.
물론 저 품질 저가격에 종사하는 것은 주로 유색인종들이고 그들은 백인 상류층을 상대로 외연을 확대하려 하나 그러한
시도는 번번히 좌절된다. 그 장벽으로 문화의 차이( 문화적
교양과 class 차이 정도로 이해 된다.)가 높게 가로
서 있다.
그 속에서 낙오되는 자와 반복되는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지하 경제를 벗어나 합법적이고 안락한 삶의 양지로
오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인간 군상들의 노력이 처절하다.
가족들과 안온하게 살수 있는 집 한 채와 생계 걱정 안 할 정도의 예금과 직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사회의 보호를 받으며 폭력과 추방의 공포를 느끼지 않으며 내 삶의 미래를 준비할 여유를 가진다는 것이 너무도
소중한 행복임을 이 책을 마칠 때쯤 깨닫게 된다.
수디르 벤카테시가 있어 나는 뉴욕의 지하 경제를 10년간 탐방하고
돌아온 듯한 여행자가 된 기분이다. 책은 이렇듯 우매하고 소견 좁은 나를 조금씩 발전하고 넓어 지게
한다.
((주요 문장들))
(chapter 2. New York, New York)
l 사회학자는
관계를 연구하는 사람이며, 내가 할 일은 사회의 상류층과 하층민 사이의 연결을 찾아서 기록하는 어려운
과제였다.
(chapter 4. 사다리 오르기)
l 사회의 다른
구성원보다도 유독 가난한 사람들은 일이 안 풀리면 스스로를 패대기쳤다. 사회가 그들에게 믿으라는 대로
믿으면서 자신들이 처한 문제는 전적으로 자기네 탓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사회학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가장 슬픈 현상 중 하나였다.
l 샤인은 다른
동료들처럼 순순히 물러나기를 거부하고 체계적으로 정확하고 예리하게 문제를 자각하면서 접근해왔다. 이런
능력이야말로 복잡한 사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질이다.
l 사실 이들은(빈민) 생각이든 행동이든 모든 면에서 매우 역동적이었고, 더불어 맹렬한 속도로 변화하는 세계를 따라잡으려고 노력했다. 단지
똑같이 노력해도 모든 창조적 파괴의 효과가 부유층만큼 빠르게 쌓이지 않았을 뿐이다.
l 나는 몇
년간 시카고 빈민가를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사실 회복탄력성과 경제적 창의력이 뛰어나고
그 이유는 이들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손수 지은 소박한 집이 건축가가
지은 대저택보다 훨씬 더 근사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l 이 하층민의
세계에서 나는 아주 경이로운 행렬, 곧 인간 정신의 진정한 가장행렬을 보는 기분을 느꼈다. 이 사람들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특유의 회복탄력성으로 끊임없이 도전했다.
(chapter 6. 섹스가 모든 것을 연결한다.)
l BRIC국가에서는 정부가 기존의 기공식적인 돈벌이 사업을 소액 대출이나 기술 훈련 같은 현대적 발전에 접목시키는
프로그램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핵심은 매춘을 합법화하거나 마약 거래를 활성화시키자는 게 아니라
인간의 의지와 포부라는 자원을 보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돌리는 데 있다.
l 2004년 말까지 15년 가까이 연구하면서도 성매매 고객과 대화를 나눠본
경험은 두 손으로 다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과의 대화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다들 고백하고 싶어 하고 누군가 들어주기를 바라고 그들의 욕구를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를 이루고 싶어 했다.
l 새로운 세계에서는
문화가 지배한다.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성공의 도구함에 들어간다.
l 경계를 뛰어넘는
능력이 관건이다.
l 에스코트
메니저에 따르면 상당수가 뉴욕에 들어와 저임금의 일반 직장을 다니면서 성매매로 부족한 돈을 메운다는 생각에 놀랄 만큼 열려 있다고 했다.
(chapter 7. 그들의 기업가 정신).
l 경계를 넘는
다는 것은 친구와 가족과 옛 동업자들을 뛰어넘는다는 뜻이 아니라 과거의 인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인맥을 쌓아나간다는 뜻이었다. 말하자면 새로 인맥을 만든다기보다는 이전의 관계망을 확장한다는 뜻이다.
l 둘 다 내게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비춰지길 바랐다. 단지 부유한 배경의 산물이 아니라 자기만의 뭔가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봐 주길 원했다.
(chapter 8. 지하경제에서 빠져나가는 길)
l 실패가 샤인을
규정하지는 못했다. 질긴 생명력이 그를 규정했다. 지하 세계에서는
이것만 있으면 절반은 먹고 들어갔다. 물러섰다가 다시 접근하고 새롭게 상상하는 법을 배우는 능력.
l 세계적인
대도시에서 지하경제는 수많은 사람에게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이들의
요구(그리고 잠재적 공헌)을 무시하면서 스스로 부담을 짊어진다. 이 책이 새로운 흐름을 자극하는 데 일조한다면 그보다 더 보람된 일은 없을 것이다.
